여론이 꿈틀거리자 정치권과 시민 사회 단체는 가장 먼저 대학본부의 자정을 촉구했다. 특히 사립대학의 방만한 운영과, 국립대학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등록금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동시에 적어도 대학의 등록금 문제는 학내 구성원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제도를 설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 비상한 시국에 내일 한국대학교에서 열리는 삼자협의회는 바람직한 일입니다.”

삼자협의회.

이는 학내의 쟁점 사안을 학교본부와 학생회의 대표가 논의하고 교수 측 대표가 중재하는, 상당히 민주적인 논의구조였다.

이 회의는 원래 부산 동아대학교에서 수립되어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더 나아가 정치권에서는 시범적으로 최고 사립대학인 한국대학교에 삼자협의회를 제안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국대학교로서는 사회 각계에서 빗발치는 여론을 무시할 수만은 없었는지라 결국 제안을 수용했다.

대한민국 최고 사립대학인 한국대학교의 본관 2층에 있는 대회의실은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했다. 2만 명에 이르는 한국대학교 학생들의 2008년 등록금이 결정되는 ‘삼자협의회’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석은 물을 한 모금 마시면서 마른입을 적셨다.

그랬다. 알 수 없는 현상으로 촉발된 두 번째 삶의 시작은 한국대학교 총학생회장 임기 초반이었다. 그러니 윤석은 자연스레 학생 측 대표 자격으로 삼자협의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사실 그렇다. 이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온몸을 적신 식은땀을 남긴 기억이, 한낱 꿈이 아니라 첫 번째 삶이었다는 걸 인정하는 일 말이다.

자신이 미친 게 아니라는 것, 지금이 생생한 현실이며 바로 두 번째 삶이라는 걸 깨닫고 수용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카지노

코인카지노

샌즈카지노